[아버지와의 대화]
2022년도 설 전날, 모처럼 본가에 내려와서 어머니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아침이었다.
아버지가 커피를 옅게 내려주셔서 행복해하다가 한참 직장 속 나의 답답함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내가 생각하는 선택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나니 아버지는 그에 대한 의견은 안주시고 오랫동안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을 이야기해주셨다.
1. 일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력을 갖추도록 하라는 이야기였다. 늘 아부지에게 듣는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 이야기하고 회사 이야기하고 비교하고 하느라고 힘 쓰지 말고 내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실력을 쌓고 그렇게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내가 갈 길도 구만리인데 온갖 공정하지 않음과 비교 등을 하면서 시간과 감정을 허비할 시간이 어디있는가.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 방향을 어디에 두느냐 그리고 나의 정체성을 어떻게 스스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나의 여정이 달라질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2. 리더십을 갖추는 것
나이가 어리고 직급이 낮다고 리더십이 없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을 잘 이끌고 다독이고 또 일이 되도록 만들어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2-3명도 힘들어 하면서 더 큰 팀을 이끄는 것은 어렵지. 리더십은 나이와 직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3. 협력하는 지혜
나의 일하는 방식을 들으시고는 나에게 다른 사람들과 좀 더 협력해보면 어떨지 제안을 주셨다. 어쩌면 무한 경쟁의 시장이고, 지금까지 본 역사 속에 이미 배신이 판치는 곳인데 내가 누구를 믿겠는가. 그리고 같이 협업한다고 일이 바로 줄지는 않고 나의 수고와 희생이 필요한데 내가 내 일을 줄이면서 왜 그 일을 해야하는지, 내가 이렇게 한다고 알아주지도 않고 성과만 낮아지는데 내가 왜, 그리고 내게 그럴 역할을 선언적으로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선뜻 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가 등등. 아버지는 그렇게 하면 망하는 길이라고 하셨다.
그 순간 문득 예수님을 생각했다. 내가 이 비즈니스에서도 세상의 법칙에 따르지 않고 하늘의 법칙을 따른다면 제자들이 배신할 것을 알고도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을 닮아가야 하지 않을까. 내게 맡겨주신 이 일을 최선을 다하여 예수님 섬기는 마음으로 섬기며, 이 일이 잘 되어갈 수 있도록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 우물이 복이 아니라 이삭과 함께하신 하나님이 복이 아니었는가.
어느 날 또 삶을 돌아볼 때 아, 나도 배신도 하고 내 실속만 차리면서 살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손해만 보고 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진실되면서도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대화 속에사 나의 가치관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고, 결국 내가 있는 곳에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그런 생각을 했다. 나의 성공을 나는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4. 건강과 시간관리
어쩌면 이게 가장 중요하겠다. 내가 우는 소리를 할 때마다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거라 하시면서 시간과 건강 관리를 늘 이야기하셨으니.
밤새 일하고 다 끌어안고 일하다보면 건강을 다 버리게 된다. 그러나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과 마찬가지. 건강에 대하여 이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관리를 해야 하고,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을 다시 한번 이야기하셨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데에는 나의 전근대적인 시간관리 방식에 대하여 다시 한번 돌아볼 것을 이야기하셨다.
좋은 컨디션으로 또렷하게 몰입하여 일을 하고, 일할 때 하고 쉴 때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다시한번 이야기를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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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이야기는 없다. 내가 특히 간과하고 있는 부분을 아버지가 짚어주셨었으니. 내가 감사한 것은 수레 바퀴 돌 듯 늘 비슷한 불평과 비슷한 지점에서 넘어지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나에게 한심하다거나 뭐라 하지 않으시고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주신다. 나는 아직 그릇이 작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엄마아빠는 참으로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저 똑같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매번 저렇게 들어주고 다독여주고 기도해주지 못했을 것이다.
올 한해 벌써 한달이 지나갔고, 몸이 여러 곳이 아프고 지친 상황이 되어 쉬엄쉬엄 1월 한달은 그렇게 지나온 것 같다. 토플 준비와 할 일이 많이 있는데 남을 탓하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은 아닌가 반성도 된다.
아직 한해의 시작 기점이니 올해에는 좀 더 성숙하게, 아버지가 이야기해주신 조언을 내 삶에서 잘 살아보고자 한다. 내 관습에 역행을 해야하니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분명히 성장과 감사가 있는 길일 것이라 믿는다.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승리하는 아시아의 달이 되리라. 자려다 말고 주저리 남기는 글, 끄읏.